어젯밤에는 생각이 많았다.

오늘 아침엔 그런 생각이 안든다. 어제는 정말 선명하고 심각했던 걱정들과 고민들이, 지금은 돌이켜봐도 감정적으로 거의 동요가 없다.

스무살부터 짧게 3년 길게 4년, 고군분투했던 기간 동안 가장 크게 배운걸 딱 하나만 꼽으라고 하면

내가 느끼기에 얼마나 논리적인 과정을 거쳐서 도출된 결론이건, 대부분 감정의 결론이라는 거다.

그렇게 내린 결론이, 실제 다가올 현실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맺지 못한다.

보통은 현실이 가진 긍정적 의외성의 힘이 내 예상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다. 내가 낙천적인 사람이라면 달랐겠지만.

그러니까 모두 끝난 것 같고 아주 절망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하면, 그냥 내가 상태가 많이 안좋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해야할 걸 하면서 현명하게 견뎌내거나, 회복에 집중하면 된다.